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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14

더 테이블 - 테이블 너머 네개의 이야기들 1. 오전 11시, 에스프레소와 맥주하루동안 아주 작은 어느 카페의 창가 테이블 한 자리에서 네 인연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나는 마치 카페의 바 안쪽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오전 11시, 테이블에는 에스프레소와 맥주가 놓였습니다. 유진과 창석은 오랜만에 만난 옛 연인인데, 유진이 그동안 스타배우가 되었기 때문에 만나지 않았더라도 창석은 유진을 방송이나 영화에서 봐왔을 것입니다. 아쉽게 이별한 사이인지는 알 수 없으나 처음 만났을 때는 두 사람 모두 설레는 표정이 기분 좋아 보였지만 창석은 유진에게 직접 듣는 이야기보다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을 신뢰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고 단지 그 소문을 유진에게 확인해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해 보이는 그저 그런 남자였습니다. 유진의 알 수 없는 표정은.. 2023. 3. 8.
혼자 사는 사람들 -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아간다 1.  진아의 삶과 그 안의 관계들영화가 시작되고 꽤 오랫동안 주인공 진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대사가 없는 조용한 영화입니다. 혼자 지내는 게 익숙하고 편한 그녀의 직업은 아이러니하게도 고객센터 전화 상담원입니다. 하지만 곧 그 직업을 택한 이유가 이해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커다란 사무실에 다 같이 빼곡히 들어앉아 있지만 칸막이로 막혀 있는 각자의 공간에서 동료와 대화할 필요 없이 전화를 받고 있는 진아의 모습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객들을 저마다 다른 성향을 가지고 다양한 요구사항을 말해 옵니다. '쭉빵 클럽' 결제에 대한 문의를 하는 딸을 가진 아빠이기도 한 남성의 전화 같은 건 이제 진아에게 아무것도 아닙니다. 감정을 빼고 해탈한 듯 주어진 업무를 해나갈 뿐인데 실적은 늘 1위.. 2023. 3. 7.
가버나움 -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1. 12살의 가장, 자인레바논에 있는 작은 도시의 가버나움의 빈민촌에 살고 있는 12살 자인은 경제 능력이 없으면서 자식을 계속해서 낳고 있는 부모의 방임과 학대에 노출되어 힘겹게 살아갑니다. 자인은 가짜 처방전으로 구한 마약성 진통제를 이용해 만든 마약 음료를 길거리에 나가 팔면서 겨우 돈을 벌어 가족을 연명하게 하는 가장이나 다름없고, 학교 교육은커녕 기본적인 의식주 환경조차 제대로 된 것이 없는 가정에서 부모에게 학대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자인은 연년생 동생 사하르와 대화가 잘 통해 그나마 의지하는 남매 사이였는데, 어느 날 부모가 사하르가 자라기만을 기다리며 눈독을 들이던 집주인 아사드에게 팔아버리듯 강제로 결혼을 시키는 것을 보고 집과 부모에게 환멸을 느껴 가출하게 됩니다. 12살 어린 나이지.. 2023. 3. 5.
이터널 선샤인 - 무구한 마음의 영원한 햇살 1. 알고 보면 재미있는 영화 관람 포인트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2004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미셸 공드리 감독의 신선한 촬영 기법과 이야기의 전개가 파격적이고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특수효과는 적게, 하지만 웅장하고 화려하게 표현하는 것이 감독의 신조라고 합니다. 그래서 몸이 어린아이처럼 작아진 조엘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가구의 크기를 뒤로 갈수록 커다랗게 제작하는 등의 착시효과를 이용했다고 하니 무척 흥미롭고 새로웠습니다.또한 그때까지만 해도 과장되고 재미있는 연기를 주로 했던 짐 캐리가 연기하는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조용한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각본을 쓴 작가도 짐 캐리가 '실연에 우는 남자'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니 배우 짐 캐리 입.. 2023.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