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이터널 선샤인 - 무구한 마음의 영원한 햇살

by 후추갈갈 2023. 3. 5.
반응형

영화 '이터널 선샤인' - 개봉 10주년 재개봉 포스터

 

1. 알고 보면 재미있는 영화 관람 포인트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2004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미셸 공드리 감독의 신선한 촬영 기법과 이야기의 전개가 파격적이고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특수효과는 적게, 하지만 웅장하고 화려하게 표현하는 것이 감독의 신조라고 합니다. 그래서 몸이 어린아이처럼 작아진 조엘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가구의 크기를 뒤로 갈수록 커다랗게 제작하는 등의 착시효과를 이용했다고 하니 무척 흥미롭고 새로웠습니다.

또한 그때까지만 해도 과장되고 재미있는 연기를 주로 했던 짐 캐리가 연기하는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조용한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각본을 쓴 작가도 짐 캐리가 '실연에 우는 남자'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니 배우 짐 캐리 입장에서는 얼마나 엄청난 이미지 변신과 도전, 결심이 있었을지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작품성이 뛰어난 이 영화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했으며 한국에서는 개봉 10주년 기념으로 2015년 재개봉하기도 했습니다.

 

 

2. 클레멘타인과 조엘의 만남과 헤어짐

조엘은 발렌타인 데이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기분이 우울합니다. 기어코 출근길에 즉흥적으로 방향을 틀어 몬토크로 가는 기차를 타고 회사는 무단결근합니다. 너무나 추운 날씨의 2월, 조엘은 사람도 없는 해변을 거닐면서 노트를 꺼내 오랜만에 일기를 적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곳에서 조엘은 머리카락 색이 파랗고 성격이 무척 활발해 보이는 한 여자를 만나는데 그녀가 바로 클레멘타인입니다. 조엘은 곧 그녀와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예상을 합니다. 돌아가는 길 우연히 함께 탄 기차에서 소심하고 내성적인 조엘과는 달리 클레멘타인은 적극적으로 접근하며 자기소개를 하고 대화를 이어가다 둘은 어느새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 후 두 사람은 오랫동안 만났음에도 사소한 다툼의 반복으로 상처가 쌓여 결국 헤어지고 맙니다. 조엘은 헤어진 상태에서 밸런타인데이가 되자 그녀의 직장을 찾아가 사과도 하고 선물을 주려 했지만, 어쩐지 클레멘타인이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깁니다. 이별의 고통이 너무 힘들어 기억을 지워주는 업체인 '라쿠나'라는 곳에서 기억을 지워버린 것이었습니다. 클레멘타인이 기억을 지운 것을 알게 되고 홧김에 조엘도 그곳에 가서 기억을 지워 달라고 의뢰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3. 순진무구한 마음의 영원한 햇살

최근 서로 다투고 미워하며 행복하지 않는 기억부터 삭제될 때는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되는 듯했지만 점점 오래된 기억, 즉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쯤에 다다를수록 행복했던 기억이 많아지면서 조엘은 기억을 지우는 작업에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정작 처음 기억을 지워달라 의뢰했던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이 아닌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때의 기억 속으로 클레멘타인을 데리고 도망 다니면서 클레멘타인과의 기억 만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관련된 모든 기억이 지워지게 됩니다. 조엘의 기억이 지워지기 직전 클레멘타인이 한 말은 "몬토크에서 만나"였습니다.

기억을 지워주는 업체 '라쿠나'의 구성원들 또한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룹니다. 라쿠나의 원장과 접수 직원은 서로 내연 관계였다가 원장의 가족이 둘의 관계를 알게 돼 기억을 지웠으며, 기억 삭제 작업의 보조 기술자는 작업 과정에서 습득한 조엘의 추억들을 이용해 클레멘타인에게 자신이 마치 클레멘타인의 이상형인 것처럼 접근해 연애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가 이용한 기억들이 클레멘타인의 머릿속 기억과 겹치며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하며 힘들어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각각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처럼 즉흥적으로 몬토크에 갔다가 재회합니다. 앞에 언급한 라쿠나의 접수 직원이 기억을 지웠지만 다시 원장에게 끌리는 상황이 오자 자신도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동안 라쿠나에서 기억을 지웠던 고객들에게 그들이 작업 과정에서 녹음했던 카세트테이프와 진단서들을 발송합니다. 그 자료들은 조엘과 클레멘타인에게도 도착하며 자신들이 기억을 지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녹음된 테이프 속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질려버린 듯 비난을 하고 있고 그것을 들은 두 사람은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걸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남자 조엘은 "괜찮아, 뭐 어때?"라고 말하며 다시 사랑을 시작하자고 합니다. 제목 '이터널 선샤인'은 알렉산더 포프의 시에서 나온 구절에서 가져왔으며 '무구한 마음의 영원한 햇살'이라는 의미로, 영화에서는 후반부에 라쿠나의 접수 직원 메리가 이 시를 인용하여 원장을 유혹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