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족의 의미를 담은 영화
영화 '어느 가족'의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의 본래 제목은 '좀도둑 가족'이라고 합니다. 도쿄의 마트와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며 생화하는 생계형 도둑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노부부가 사망하자 그 자녀와 자손들이 사망처리를 하지 않고 연금을 받아 생활하다 체포된 어느 가족의 뉴스를 보고 처음 이 영화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2018년 칸 영화제 최우수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에서 주목받은 작품으로, 감독 본인이 10년 동안 생각해 온 가족의 의미를 담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정작 감독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는데 이유는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 혈연이 아닌 사랑으로 맺어진 가족
도쿄에 함께 살고 있는 오사무, 노부요, 쇼타, 아키, 하츠메를 보면 3대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일반 가정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기에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없습니다. 할머니 하츠메의 연금을 받아 함께 사용하고 살면서 마트와 구멍가게, 문구점 등 가리지 않고 물건을 훔치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가족이지만 늘 집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가정에 새로운 가족이 한 명 더 생깁니다. 아버지 역할을 하는 오사무가 가족들과 함께 먹을 고로케를 사 들고 돌아오는 길에 밖에 혼자 나와 앉아 있는 작은 여자아이를 보게 되고 측은한 마음에 집으로 데려온 것입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유리. 잠시 돌봐준 뒤 집으로 보내줄 계획이었지만 다시 데려간 유리의 집 상황이 좋지 않자 오사무는 유리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합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유리도 차츰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면서 가족들과 친해지고 안정을 되찾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곧 유리가 실종되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됩니다. 가족들은 유리가 본래 집으로 돌아갈지 이 집에 남을지 선택하게 했고 유리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 집에서 함께 사는 쪽을 선택합니다. 아동학대로 늘 불안에 떨어야 했던 유리는 비로소 가족의 품에서 편안함을 느낀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건설현장에서 다리를 다치고만 오사무와 일하던 세탁공장에서 해고를 당한 노부요는 바다를 본 적 없는 유리를 위해 바닷가로 놀러갑니다. 가족으로써의 추억을 쌓고 돌아온 날 하츠에 할머니는 더 이상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구급차를 부르려다 이미 늦어버린 상황을 인지한 오사무와 노부요는 중단될 할머니의 연금을 생각해 집 안에 매장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할머니의 연금으로 가족들이 평범한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갑자기 오빠가 되고 그 동생 유리를 아끼게 되면서 자신들의 좀도둑 생활에 회의감을 느낀 쇼타는, 유리가 자신을 따라다니며 도둑질을 시작하려 하는 것을 보고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3. 그들이 훔친 것은 함께한 시간
아슬아슬했던 가족은 그 형태가 무너지고 유리는 지옥과도 같은 친부모에게 돌아가게 되고, 쇼타를 새로운 가정을 찾아 입양되는 것으로 결정이 나게 됩니다. 오사무와 노부요는 모든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습니다. 조사받는 과정에서 이 두 사람의 가족에 대한 진심과 사랑은 아이들이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와는 사뭇 대조되어 보입니다.
쇼타가 가게 될 새로운 가정이 정해지고 마지막으로 오사무를 만나러 왔다가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쇼타는 '아빠'라는 혼잣말을 합니다. 오사무가 쇼타에게 그토록 듣고 싶은 말을 영화 속에서 오사무가 듣지는 못했지만 오사무와 노부요의 마음을 쇼타는 다 알고 있었던 듯합니다. 또한 영화 후반부 할머니의 암매장 등을 혼자 다 저지른 일이라고 자백한 노부요가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경찰에게 무조건 낳기만 하면 엄마가 되느냐는 분노가 담긴 물음을 던졌을 때에도 쇼타와 유리의 엄마가 되고 싶었던 노부요의 간절한 마음 또한 느껴져 안타까웠습니다.
영화는 이렇게 모두가 헤어지면서 끝이 납니다. 혈육이 아닌 가족 구성원이었지만 이들이 다 함께 있을 때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따뜻한 온기가 피어났습니다. 새로운 가족을 찾은 쇼타와, 집으로 돌려보내져 이전처럼 친부모에게 학대받는 생활을 하는 유리에게 진심으로 원하는 가족을 선택할 권리를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영화 추천, 런치박스 - 잘못 배달된 도시락이 맺어준 인연 (0) | 2023.02.27 |
---|---|
8월의 크리스마스 - 당신 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0) | 2023.02.25 |
리틀 포레스트 -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 (0) | 2023.02.20 |
그린북, 인종을 뛰어 넘은 우정 (0) | 2023.02.20 |
플로리다 프로젝트, 디즈니월드보다 신나는 세계 (0) | 2023.02.18 |
댓글